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세계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는 러시아가 서방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전쟁의 위험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전술핵무기란 핵무기 중에서 작은 규모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으며, 군사적 목표를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데 사용되는 무기를 말한다. 전술핵무기는 전략핵무기보다 운반이 용이하고 발사가 쉽기 때문에 핵전쟁의 임계점을 낮추고 핵확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다음달 7~8일부터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본격 배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5일 두 정상이 만나 벨라루스로의 전술핵무기 이전 배치를 합의한 것을 이행하는 것이다.
러시아가 핵무기를 국외에 배치하는 것은 냉전 이후 27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결정이 미국과 나토가 유럽에 전술핵무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보호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도 이를 발사할 수 있는 통제권은 여전히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방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협적인 행동"이라며 "유럽 안보와 규범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백악관은 "핵전쟁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어떤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전략 태세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실제 핵무기 이동 징후는 감지되지 않았으며, 위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한 실제로 전술핵무기가 벨라루스에 배치되더라도 위험 증가 정도가 적다고 평가했다. 이는 벨라루스가 이미 러시아의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M 탄도미사일과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에는 군사적 연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공동성명에서 "핵무기를 국외에 배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와 상반되는 행동이다. 이는 중국의 중재자로서의 입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론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전술핵 배치 선언은 세계정세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핵전쟁의 위험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러시아가 실제로 전술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할지, 아니면 서방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지, 그리고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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