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에 부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헌법상 독립기관으로서의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는 절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선관위는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한 것은 국민적 의혹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특혜 채용 의혹을 조속히 해소하고 총선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헌법 97조를 근거로 ‘고유 직무’에 대한 감사는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선관위는 “행정부 소속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 고유 직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24조를 근거로 선관위 직무감찰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 조항에는 감사원 감찰 제외 대상기관으로 국회·법원·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만 명시돼 있다. 선관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직무감찰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감사원은 “조사를 시작한 권익위와는 중복되지 않도록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선관위가 감사를 수용했으므로 감사 거부 등과 관련된 수사요청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감사 범위는 감사원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선관위의 ‘부분 감사수용’이라는 표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을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고 3차례나 선관위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을 비판하며 국회에서 선관위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국민의 명령에 또다시 반쪽짜리 감사 수용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며 “국민적 의혹이 크다고 하면서 정작 선관위 감사 범위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등 떠밀려 사죄하는 것으로 여전히 국민에 불복하는 모양새나 다름없다”고 했다. 또한 “채용 비리 의혹뿐만 아니라 부실 선거관리, 북한 해킹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원의 감사를 수용하라”고 했다.
이처럼 선관위와 감사원, 그리고 여야의 입장은 상충하고 있다. 선관위는 자신의 독립성과 고유 직무를 지키기 위해 헌재에 판단을 맡기려고 하고, 감사원은 자신의 감찰권을 주장하며 선관위에 감사를 요구하고,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전면적인 감사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헌법재판소가 선관위와 감사원의 권한쟁의심판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선관위와 감사원이 제기한 쟁점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법적 기준과 한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면, 선관위와 감사원, 그리고 여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둘째, 선관위는 자신의 독립성과 고유 직무를 지키면서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선관위는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관위는 자체적으로도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분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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