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채용 비리 의혹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일 오전 박 전 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원장은 자신의 측근인 강모 씨와 박모 씨를 2020년 8월 국정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연구위원으로 추천·서류심사·면접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박 전 원장의 보좌진 출신으로, 강 씨는 박 전 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박 씨는 국정원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경찰은 지난달 10일 박 전 원장과 함께 측근을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조사했다. 서 전 실장은 박 전 원장이 지시한 것을 따라 강 씨와 박 씨를 전략연에 추천하고, 서류심사와 면접 등 절차를 생략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연은 종합 외교안보 분야를 연구하고 분석해 전략·정책을 개발하는 국정원 유관기관이다. 국정원장은 전략연에 예산을 지원하고 감독할 권한이 있다. 국정원은 문재인 정부 시기 인사업무를 자체 감사한 결과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의 측근 채용비리 정황을 파악하고 올해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5월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 자택에 수사관을 보내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또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내 비서실장실과 기획조정실을 압수수색해 인사·채용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박 전 원장은 채용비리와 별개로 2021년 6월 국정원 원훈석 교체 과정에서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나 이날 조사는 채용비리 의혹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은 2020년 9월 발생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서 전 실장은 2019년 11월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어민 2명을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내도록 시킨 혐의로도 재판 중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채용비리 의혹으로 2차 경찰 조사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장 재임 시절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2차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8일 오전 박 전 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일 첫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측근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박 전 원장이 채용 절차를 건너뛰고 자신의 보좌진 출신 2명을 전략연에 추천하고,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채용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박 전 원장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증거 자료와 서 전 실장의 진술 내용을 대면하고, 혐의를 인정하도록 설득했다. 그러나 박 전 원장은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 자료와 서 전 실장의 진술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전 원장의 입을 틀어 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수사 결과를 종합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박 전 원장과 서 전 실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혐의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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