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이 주변 마을을 덮쳐 주민 7명이 실종되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 이번 사고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 새로운 불꽃을 일으키고 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댐을 폭파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SBU)은 9일 텔레그램 채널에 러시아 측의 댐 폭발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을 게시했다. 파일에 담긴 통화 내용에서 한 남성은 러시아어로 "그들 (우크라이나)은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 사보타주 (비밀방해공작) 그룹이 한 짓"이라며 "그들은 이 댐으로 사람들을 겁주려고 했다"고 말한다. SBU는 "이번 감청을 통해 카호우카 댐이 점령군의 방해 공작에 의해 폭파된 것을 확인했다"며 "침략자들은 댐을 폭파해 우크라이나를 협박하고 우리나라 남쪽에 인공 재앙을 일으키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쏜 미사일 때문에 댐이 파괴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6일 "우크라이나 군은 카호우카댐에 대한 테러 공격을 시도했다"며 "우리 군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자위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우크라이나는 치밀하게 준비된 테러 공격으로 인도주의 재난을 유발했다"며 "국제사회는 이런 범죄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측이다. 우크라이나는 9일 노르웨이 지진연구소 (NORSAR)가 지난 6일 오전 2시 54분 지진파를 감지했으며, 이것은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측 전문가들도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카호우카 댐을 내부에서 폭파했을 것이란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폭발물 전문가인 닉 글루맥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교수는 " (미사일의) 탄두에 실을 수 있는 폭발물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직접 맞는다 해도 댐을 붕괴시킬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카호우카 댐 붕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 관련된 정치적인 문제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방해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댐을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규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돕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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