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전국 각지에서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다. 특히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에서는 침수로 인해 버스와 승용차 등 15대의 차량이 고립되고 최소 11명이 실종된 사고가 발생했다. 이곳에서는 17일까지 시신이 잇따라 발견돼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
오송 지하차도는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장 큰 곳이다. 경찰의 CCTV 분석 자료에 따르면 차량들은 지하차도에 들어간 뒤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실종자를 11명으로 추정하고 있어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 이 사고로 인해 전국적인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사고 외에도 전국에서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국 사망자는 39명, 실종자는 9명, 부상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19명으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기록했으며, 충북이 16명, 충남이 4명, 세종이 1명이다.
경북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인한 사망자가 18명으로 발생했다. 주민 150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농작물은 1562.8㏊가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또한 정전과 도로 통제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
한국 기상청은 이날부터 다음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지속해서 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충청권과 전북, 경북북부 내륙 지역의 경우 최대 30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미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각종 재해와 사고가 발생한 지역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의원들은 괴산군을 찾아 하문교와 조곡교 인근과 괴산댐 월류로 침수 피해를 본 농장과 축사 등 마을 곳곳을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송 지하차도 구조현장을 방문했다.
폭우로 인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구조대원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복구와 예방 대책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폭우로 인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제방이 터지면서 강물이 범람할 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하차도의 통제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 오전 7시 2분과 7시 58분에 충북도청에서 청주시에게 지하차도의 긴급 통제를 요청했으나, 청주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청주시는 지하차도가 도로공사로 인해 한쪽만 개방된 상태였기 때문에, 통제를 하면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지하차도의 관리자인 충북도 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시간보다 10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하차도에 들어간 차량들은 강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탈출할 수 없었다. CCTV 영상에 따르면, 차량들은 지하차도에 들어간 후 2분 내에 물에 잠겼다. 운전자들은 창문을 깨고 탈출하려 했으나, 물의 압력과 유속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감찰 결과에 따라 징계·고발·수사의뢰·제도개선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비슷한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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