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미디어 재벌이자 전 총리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별세했다. 향년 86세다. 그는 2년 전 만성 골수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베를루스코니는 1936년 밀라노에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밀라노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건설업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1973년 텔레밀라노라는 케이블 방송사를 차렸고, 이후 지상파 방송사와 신문사 등을 인수하면서 이탈리아 최대의 미디어 그룹인 핀인베스트의 회장이 되었다.
1994년 전진이탈리아당을 창당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자신의 언론망과 기업가 이미지를 활용하여 세 차례 총리직에 취임했다.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오래 집권한 총리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활동은 수많은 스캔들과 논란으로 점철되었다. 뇌물, 탈세, 성추문, 반대 세력에 대한 언론 탄압 등으로 여러 차례 재판에 서기도 했다. 2011년에는 미성년자와의 성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986년부터 2017년까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AC밀란 구단주로 활동했다. 그의 지배하에 AC밀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을 포함해 수많은 영광을 거두었다.
베를루스코니의 장례식은 오는 14일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진다고 한다. 그의 유족으로는 33세 연하 여자친구와 두 명의 전 부인, 다섯 자녀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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